연필 (1) 썸네일형 리스트형 살아 있는 날은 - 이해인 살아 있는 날은 이해인 마른 향내 나는 갈색 연필을 깎아 글을 쓰겠습니다. 사각사각 소리나는 연하고 부드러운 연필 글씨를 몇 번이고 지우며 다시 쓰는 나의 하루 예리한 칼끝으로 몸을 깎이어도 단정하고 꼿꼿한 한 자루의 연필처럼 정직하게 살고 싶습니다. 나는 당신의 살아 있는 연필 어둠 속에도 빛나는 말로 당신이 원하시는 글을 쓰겠습니다. 정결한 몸짓으로 일어나는 향내처럼 당신을 위하여 소멸하겠습니다. ☆ 이해인 (1945~) 1945년 강원도 양구 출생. 필리핀 세인트루이스 대학 영문과 및 서강대 대학원 종교학과를 졸업했다. 부산 성 베네딕도회 수녀이다. 1970년 ‘소년’에 ‘하늘’을 발표하며 등단했다. 불완전한 삶을 극복하고 완전한 삶을 이루려는 구도의 길을 노래한 ‘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’(199.. 이전 1 다음